life

표준어의실제

라나리우 2006. 7. 18. 18:05
표준어의 실제
“표준어 규정”은 설명과 약간의 예로 이루어져 있어서 실제 어떤 말이 표준어인지 나와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표준어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국어사전을 찾아보아야 한다.
국어사전은 일종의 표준어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표준어와 비표준어의 구분이 분명하게 나와 있다. 예를 들어 ‘알아맞추다’를 찾아보면 ‘알아맞추다→알아맞히다’와 같이 되어 있어서 ‘알아맞추다’는 비표준어이고 그에 해당하는 표준어는 ‘알아맞히다’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국어사전을 찾는 것은 올바른 국어 생활을 하기 위한 지름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은 비표준어를 나타낸다.)
표준어를 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국어사전을 찾는 것이다. 요즘은 문서 편집기에 국어사전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문서 편집기의 문서를 자동으로 교정해 주는 기능을 이용하면 비교적 원활하게 올바른 글을 쓸 수 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서도 국어사전을 이용할 수 있다. 국어사전에서 표준어와 비표준어를 제시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왼쪽이 비표준어이고 오른쪽이 표준어이다.
알아맞추다: → 알아맞히다
알아맞추다: ⇒ 알아맞히다
알아맞추다: ☞ 알아맞히다
알아맞추다: ‘알아맞히다’의 잘못
같아/*같애
“조금 더운 것 같아”의 ‘같아’를 [가태]로 발음하기도 하지만 [가타]로 발음하고 ‘같아’로 적어야 한다.
개다/*개이다
‘개다’가 표준어이고 ‘*개이다’는 비표준어다. ‘헤매다/*헤매이다’, ‘목메다/*목메이다’, ‘설레다/*설레이다’ 등도 마찬가지다. ‘에다/에이다’는 ‘살갗을 에는 듯한 추위’와 ‘살갗이 에이는 듯한 추위’로 구분된다.
헤매다/*헤매이다, 목메다/*목메이다, 설레다/*설레이다
살갗을 에는 듯한 추위 / 살갗이 에이는 추위
게으르다/개으르다
‘게으르다’는 느낌이 큰 말이고 ‘개으르다’는 느낌이 작은 말이다. ‘게으름뱅이’와 ‘개으름뱅이’도 같은 느낌으로 쓰이는 말이다. ‘줄거리/졸가리’도 같은 의미의 말로 어감에만 차이가 있다.
하루종일 잠만 자는 게으름뱅이/개으름뱅이
일단 일의 줄거리/졸가리부터 잡아 보지요.
귀고리/귀걸이
‘귓볼에 다는 장식품’은 ‘귀고리’가 전통적인 말이지만 ‘귀걸이’도 널리 쓰이게 되어 표준어로 삼는다. ‘귀걸이’는 원래 방한용 귀마개를 뜻하는 말이었지만 장식품을 뜻하는 말로도 널리 쓰이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그리고 나서
‘밥을 먹었다. 그러고 나서 이를 닦았다’를 흔히 ‘밥을 먹었다. 그리고 나서 이를 닦았다’라고 쓰지만 이는 잘못이다. ‘-고 나서’ 앞에는 ‘먹고 나서’, ‘자고 나서’, ‘생각하고 나서’처럼 ‘먹다, 자다, 생각하다’와 같은 동사만이 오기 때문에 ‘그러다’는 올 수 있어도 동사가 아닌 ‘그리고’는 올 수 없다. ‘그리고 나서’는 ‘그리고’에 이끌린 표현이지만 ‘그리고’는 문장과 문장을 연결해 주므로(밥을 먹었다. 그리고 이를 닦았다) ‘그러고 나서’와는 용법이 다르다. 비슷하게 쓰이는 ‘그러고는’ 또한 ‘*그리고는’으로 잘못 쓰는 일이 적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밥을 먹었다. 그러고 나서/*그리고 나서 물을 마셨다.
목욕을 했다. 그러고는/*그리고는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깃들다/깃들이다
‘깃들다’와 ‘깃들이다’의 의미를 구분해서 써야 한다. ‘깃들다’는 ‘영혼이 깃들다’, ‘평화가 깃들다’, ‘어둠이 깃들다’, ‘조국의 산하에 깃든 선열의 호국 정신’과 같이 쓰이고 ‘깃들이다’는 ‘새가 둥지에 깃들이다’, ‘누구나 깃들일 집은 있기 마련이다’와 같이 쓰인다.
어둠이 깃들다 / 여기는 선열의 영혼의 깃든
새가 둥지에 깃들이다 / 누구나 깃들일 집은 있기 마련이다.
깨우다/깨다
목적어를 취하는 타동사는 ‘잠을 깨우다’와 같이 ‘깨우다’이고 목적어를 취하지 않는 자동사는 ‘잠이 깨다’와 같이 ‘깨다’이다.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깨 보니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는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깨 보니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로 바꾸어야 옳다. ‘데다/데우다’, ‘돋다/돋우다’, ‘배다/배우다’, ‘비다/비우다’, ‘새다/새우다’, ‘태다/태우다’, ‘피다/피우다’ 등이 이러한 유형에 속한다.
잠이 깨다, 불이 피다
잠을 깨우다, 불을 피우다
-느냐/-냐
‘-느냐’는 동사에 ‘-냐’는 형용사에 결합한다. ‘밥을 먹느냐’, ‘집에 가느냐’와 ‘꽃이 예쁘냐’, ‘바람이 차냐’가 서로 구분된다. 현실적으로는 ‘어디 가냐’, ‘밥 먹냐’, ‘왜 그렇게 뛰냐’로 쓰는 일이 많다.
꽃이 예쁘냐?/*예쁘느냐?
어디를 가느냐?(원칙)/가냐?(현실)
늘이다/늘리다
‘늘이다’는 ‘힘을 가해서 본디의 길이보다 더 길어지게 하다’는 의미이고, ‘늘리다’는 ‘늘게 하다’는 의미로 ‘고무줄을 늘이다’, ‘용수철을 늘이다’와 ‘재산을 늘리다’, ‘실력을 늘리다’와 같이 쓰인다.
용수철을 늘이다, 고무줄을 늘이다, 고무줄처럼 방영 횟수를 늘인 드라마
재산을 늘리다, 실력을 늘리다
댑싸리/*대싸리/*답싸리
‘댑싸리’가 옳다. ‘댑싸리’는 ‘대’와 ‘싸리’가 결합한 합성어이므로 ‘대싸리’로 적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댑싸리’의 ‘ㅂ’은 옛말 ‘?리’가 ‘ㅂ’을 가지고 있었던 흔적으로 ‘ㅂ’이 덧난다. ‘입쌀’, ‘찹쌀’, ‘입때’, ‘접때’, ‘휩쓸다’, ‘냅뜨다’도 마찬가지다.
돌/*돐
생일이나 주기의 뜻을 나타내는 말은 예전에 ‘돐’과 ‘돌’로 구별되어 쓰던 것이나 ‘돌’로 통일하였다. 따라서 더이상 ‘돐’이란 표기는 허용되지 않는다. 어느 경우에나 ‘돌’로 써야 한다.
잔치/*돐 잔치
개교한 지 스무 이 지난 학교
-든/-던
‘-든’은 선택을, ‘-던’은 과거를 나타낸다. ‘내가 무엇을 하든(지) 상관하지 마’, ‘먹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렴’, ‘있든가 가든가 뜻대로 해’는 선택의 상황이고, ‘어릴 적 살던 곳’, ‘집이 크던지 작던지 생각이 나지 않아’, ‘영이가 뭐라던?’, ‘철수가 집에 있던가 (어디) 가던가’는 과거의 상황이다. ‘던’이 들어 있는 ‘-던’, ‘-던가’, ‘-던걸’, ‘-던고’, ‘-던데’, ‘-던들’ 등도 모두 과거를 나타낸다.
사과든(지)든(지) 마음대로 먹어라.
사과든가든가 마음대로 먹어라.
*사과 마음대로 먹어라.
어릴 때 살던/*살든
들르다/*들리다
‘서점에 들러 책을 샀다’와 같은 경우에 ‘들려’라고 잘못 쓰는 일이 많다. ‘들르다’에 ‘-어, -었-’이 연결되면 ‘들러, 들렀다’가 되고 ‘들리다’에 ‘-어, -었-’이 연결되면 ‘들려, 들렸다’가 된다.
오는 길에 잠깐 들러라/*들려라.
친구 집에 들렀다가/*들렸다가 올게
디뎠다/*딛었다
‘디디다’의 준말은 ‘딛다’인데 ‘딛다’는 ‘딛고, 딛자, 딛게’처럼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는 연결이 될 수 있지만 ‘*딛어’, ‘*딛었다’, ‘*딛으며’처럼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는 연결이 될 수 없다. ‘가지다’의 준말 ‘갖다’의 경우 ‘가지다’는 ‘가지어(가져)’가 자연스럽지만 ‘갖다’는 ‘*갖아’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러한 유형에 속하는 말에는 ‘머무르다/머물다’, ‘서투르다/서툴다’ 등이 있다. ‘머물어’, ‘머무오’는 모두 잘못이다. 예외적으로 ‘외우다/외다’의 ‘외다’는 준말이지만 모음 어미가 연결될 수 있어서 ‘외워’, ‘외어’가 모두 가능하다.
이 연필 너 가져/*갖아
고향에 사흘간 머물렀다/*머물었다
미끄러우니 조심스럽게 발을 디뎌라/*딛어라
따옴표(큰따옴표/작은따옴표)
‘큰따옴표’는 직접적인 대화(“어디 가니?” “학교에요”)나 남의 말을 직접 인용하는 경우(철수가 어제 “네 자신을 알라”라고 말했다)에, ‘작은따옴표’는 따온 말 가운데 다시 따온 말이 있을 때(“자만하지 마. ‘네 자신을 알라’고 누가 말했잖아”), 마음속으로 한 말일 때,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표시할 때(내게 필요한 것은 ‘사랑’이다)에 쓰인다. 직접 인용에는 ‘라고’가 간접 인용에는 ‘고’가 쓰이므로 검찰 총장은 “더 이상의 수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검찰 총장은 더 이상의 수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검찰 총장은 “더 이상의 수사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로 써야 옳다.
떼다/띠다/띄다
‘떼다’, ‘띠다’, ‘띄다’는 다음과 같이 구별되어 쓰인다.
벽보를 떼다, 한글을 떼다, 젖을 떼다, 월급에서 식대를 떼다
미소를 띠다, 사명을 띠다, 색깔을 띠다
눈에 띄다(←뜨이다), 사이를 띄다(←띄우다)
-ㄹ는지/*-ㄹ런지
‘그 일을 □□□ 모르겠어’의 □□□에 ‘할런지’를 쓰는 일이 많지만 ‘할는지’가 옳다. ‘할런지’와 ‘할는지’는 분명히 소리가 다른 말이다. ‘그 일을 {하겠는지, 했는지, 할는지} 모르겠어’에서 알 수 있듯이 ‘는지’가 공통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는지 모르겠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런지 모르겠어.
-로서/-로써
조사 ‘로서’와 ‘로써’를 혼동하는 일이 적지 않다. ‘로써’의 ‘써’가 ‘쓰[用]-어’에서 온 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칼로써 연필을 깎았다.”는 ‘칼을 써서 연필을 깎았다’가 되는 것이다. 다만, 시간과 관계있는 “고향을 떠난 지 올해로써 20년이다.”와 같은 경우, ‘로써’가 쓰인다는 사실은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로서’는 현대어 ‘있다’에 해당하는 옛말 ‘시-’의 활용형 ‘시어(→셔)’에서 온 말이므로 자격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20년 친구로서 충고하는 거야.
원시 시대에는 돌로써 도구를 만들었다.
‘함으로(써)’와 ‘하므로’도 구분해서 써야 한다. ‘함으로(써)’는 ‘써’가 붙을 수 있지만 ‘하므로’에는 붙을 수 없다는 차이가 있다. ‘그는 부지런하므로 잘 산다’와 ‘그는 부지런히 일함으로써 잘 산다’가 구분된다.
그는 부지런하므로/*부지런하므로써 잘 산다.
그는 열심히 일함으로/일함으로써 보람을 느낀다.
맞추다/맞히다
‘맞추다’는 ‘기준이나 다른 것에 같게 하다’는 의미이고 ‘맞히다’는 ‘여럿 중에서 하나를 골라 내다’는 의미이므로 ‘퀴즈의 답을 맞히다’가 옳고 ‘퀴즈의 답을 맞추다’는 옳지 않다. ‘맞추다’는 ‘답안지를 정답과 맞추다’와 같이 쓰인다. ‘알아맞추다’ 역시 ‘알아맞히다’로 써야 한다.
머지않다/멀지 않다
시간적인 의미로 쓰일 때는 ‘머지않다’가 한 단어이다. 공간적인 의미일 때는 ‘멀지 않다’로 쓰인다.
머지않아 봄이 올 것이다.
종로에서 을지로는 그리 멀지 않다.
무/*무우
준말이 널리 쓰이고 본말이 잘 쓰이지 않는 경우에는, 준말만을 표준어로 삼는 것이 원칙이다. ‘무’는 ‘무우’에서 온 말이지만 널리 쓰이는 ‘무’를 표준어로 삼는다. 이와 같은 예에는 ‘귀찮다(*귀치 않다), 김(*기음), 똬리(*또아리), 뱀(*배암), 빔(*비음), 샘(*새암), 생쥐(*새앙쥐), 솔개(*소리개), 온갖(*온가지), 장사치(*장사아치)’ 등이 있다.
미장이/*미쟁이
‘-장이’는 전통적인 수공업 기술자인 ‘-장(匠)’에서 온 말이다. 따라서 ‘미장이, 유기장이, 땜장이’는 ‘-장이’이지만 ‘점쟁이, 관상쟁이, 요술쟁이’는 ‘-쟁이’가 된다. ‘멋쟁이, 심술쟁이, 개구쟁이’는 아예 기술과 관련이 없는 말이다.
미장이/*미쟁이, 유기장이/*유기쟁이, 대장장이/*대장쟁이
점쟁이/*점장이, 멋쟁이/*멋장이, 개구쟁이/*개구장이
바람/*바램
‘바라다[望]’에서 온 말이므로 “네가 잘 되기를 바라(바라-+-아)”, “돈을 바라서(바라-+서) 한 일이 아니야”, “어머니는 아들이 성공하기를 바랐다(바라-+-았다)”로 써야 한다. ‘바래’, ‘바래서’, ‘바랬다’는 옳지 않다. ‘나무라다’도 “누가 내 아들을 나무라(나무라-+-아)”가 되어야 하지만 흔히 ‘나무래’로 쓰는 경우가 많다.
나의 바람/*바램은 네가 착하게 사는 거야.
다른 걸 바라고/*바래고 널 도운 게 아니야.
-박이/-배기/-빼기
‘-박이’는 ‘박다’의 의미가 살아있는 ‘점박이’, ‘덧니박이’, ‘차돌박이’, ‘오이소박이(*오이소배기)’의 경우에, ‘-배기’는 [배기]로 소리나는 ‘한 살 배기’의 경우에 쓰고, ‘-빼기’는 [빼기]로 소리나는 ‘고들빼기’, ‘곱빼기’, ‘억척빼기’의 경우에 쓴다.
오이소박이/*오이소배기, 점박이/*점백이, 차돌박이/*차돌백이
한 살배기/*한 살박이
뱉어/*뱉아
어간 끝 음절의 모음이 ‘ㅏ, ㅗ, ㅑ ’일 때는 ‘아’ 계열의 어미(아라, 아서, 아도, 아야, 았)가 연결되고 그 외의 모음일 때는 ‘어’ 계열의 어미가 연결된다.
남아라, 잡아라, 놓아라, 얕아라
넘어라, 집어라, 뱉어라, 옅어라
벌이다/벌리다
‘벌이다’는 ‘싸움을 벌이다’, ‘일을 벌이다’, ‘좌판을 벌이다’처럼 쓰이고 ‘벌리다’는 ‘다리를 벌리다’, ‘자루를 벌리다’와 같이 쓰인다. ‘논쟁을 벌리다’, ‘잔치를 벌리다’라고 쓰는 것은 ‘벌이다’를 잘못 쓰는 것이다.
싸움을 벌이다, 논쟁을 벌이다, 좌판을 벌이다, 잔치를 벌이다.
입을 벌리다, 팔을 벌리다, 다리를 벌리다
부딪치다/부딪히다
‘부딪치다’는 ‘힘차게 부딪다’의 뜻이고 ‘부딪히다’는 ‘부딪음을 당하다’의 뜻으로 ‘자전거에 부딪쳤다’는 자발적으로 자전거와 충돌했다는 의미로, ‘자전거에 부딪혔다’는 비자발적으로 자전거와 충돌했다는 의미가 된다. ‘그들의 결혼은 부모의 반대에 부딪혔다’와 ‘졸업과 동시에 냉혹한 현실에 부딪혔다’는 ‘부딪히다’로 ‘계란을 그릇 모서리에 부딪쳐 깼다’와 ‘그 부부는 사사건건 부딪치더니 결국 이혼하고 말았다’, ‘그들은 헤어진 지 10년 만에 종로에서 ’부딪쳤다‘는 ‘부딪치다’로 써야 한다.
그들은 사사건건 부딪쳤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부딪히는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살코기/*살고기
‘살코기’가 옳은 표기이다. ‘살코기’는 ‘살’과 ‘고기’가 결합한 합성어이므로 ‘살고기’로 적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살코기’는 ‘살ㅎ+고기’와 같이 옛말 ‘살ㅎ’이 말음으로 ‘ㅎ’을 가지고 있었던 흔적이 표기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머리카락’, ‘수캐’, ‘암컷’ 등도 마찬가지다.
삼가다/*삼가하다
‘흡연을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와 같이 ‘삼가하다’로 많이 쓰지만 원래가 ‘삼가다’이므로 ‘흡연을 삼가(삼가-+-아) 주시기 바랍니다’로 써야 옳다. ‘삼가해야 한다’는 ‘삼가야 한다’가 된다.
건강을 위해 과음을 삼갑시다/*삼가합시다
어른 앞에서는 말을 삼가거라/*삼가하거라
샛노랗다/*싯노랗다
색채어 앞에 붙는 ‘새-/시-/샛-/싯-’의 구분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소리가 ①된소리나 거센 소리이면서 양성 모음인 경우 ‘새빨갛다’, ‘새파랗다’ ②음성 모음인 경우 ‘시뻘겋다’, ‘시퍼렇다’ ③유성음이면서 양성인 경우는 ‘샛노랗다’, ‘샛말갛다’, 음성인 경우는 ‘싯누렇다’, ‘싯멀겋다’가 된다.
쇠고기/소고기
‘쇠고기’는 기원적으로 ‘소의 고기’라는 뜻에서 온 말이다. 그런데 ‘소+고기’로 이루어진 ‘소고기’도 널리 쓰이게 되었으므로 둘 다 표준어로 삼는다.
쌍둥이/*쌍동이
‘쌍둥이’는 ‘쌍’에 ‘-둥이’가 연결된 말로 ‘쌍둥이’가 표준어이다. ‘막둥이/*막동이, 귀둥이/*귀동이’는 혼동하는 일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쌍둥이, 검둥이, 막둥이, 귀둥이
쌍동밤
썩이다/썩히다
‘속을 썩이다’만 ‘썩이다’이고 ‘재주를 썩히다’, ‘음식물을 썩히다’는 모두 ‘썩히다’이다. ‘좋은 머리를 썩히고 놀고 있는 아들 녀석 때문에 머리를 썩이고 있어’
아름다워/*아름다와
‘ㅂ’ 받침을 가진 용언 중 ‘곱다’, ‘돕다’만 ‘고와’, ‘도와’로 활용한다. 나머지 경우는 ‘부끄럽다/부끄러워’, ‘가깝다/가까워’처럼 활용하므로 ‘아니꼽다’는 ‘아니꼬워’가 된다.
새색시가 참 고와/*고워, 나 좀 도와/*도워
노을이 참 아름다워/*아름다와
알맞은/*알맞는
‘-는’은 동사와 ‘-은’은 형용사와 결합한다. ‘알맞다’는 형용사이므로 ‘알맞은’으로 써야 옳다. 동사 ‘맞다’가 ‘맞는’으로 활용하는 것에 이끌려 ‘알맞는’을 많이 쓰지만 이는 잘못이다. ‘능력에 걸맞는 일’도 ‘걸맞다’가 형용사이므로 ‘걸맞은’으로 바꾸어야 한다.
다음 물음에 맞는 답을 골라라.
다음 물음에 알맞은/*알맞는 답을 골라라.
알은척하다/아는 척하다
‘알은척하다’와 ‘알은체하다’는 동의어이다. “멀리서 친구 하나가 알은척하며 걸어 왔다”처럼 쓰인다. ‘알은체하다’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경우에 ‘아는 체하다’와 ‘아는 척하다’를 쓰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잘못이다. ‘아는 체하다’와 ‘아는 척하다’는 ‘알지 못하면서 알고 있는 듯한 태도를 취한다’는 뜻이다. “아는 척하지 말고 모르면 모른다고 말해”와 같이 쓰인다. “멀리서 친구 하나가 내 이름을 부르며 아는 척했다”는 ‘알은체하다’나 ‘알은척하다’를 써야 한다.
얼굴이 익은 사람 하나가 알은체하며 말을 걸어왔다.
모르면 아는 척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낯선 사람 하나가 아는 척하며 내게 말을 걸어왔다.
연거푸/*연거퍼
‘연거퍼’와 ‘연거푸’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지만 ‘술을 거푸 석 잔을 마셨다’와 같이 ‘거푸’가 쓰이므로 ‘연+거푸’가 옳다.
예스럽다/*옛스럽다
‘-스럽다’는 ‘자연스럽다’, ‘자랑스럽다’, ‘사랑스럽다’와 같이 명사에 붙는다. ‘예’는 명사(예로부터)이지만 ‘옛’은 관형사(옛 고향)이므로 ‘예스럽다’가 옳다.
예부터/*옛부터 물 맑기로 이름난 고장.
나의 고향은 예스러운/*옛스러운 곳이다.
우레/*우뢰
‘우레’를 한자어로 잘못 알고 ‘우뢰(雨雷)’로 쓰기도 했지만 ‘우레’는 고유어 ‘울다’에서 유래한 말이므로 한자어가 아니다. ‘천둥소리’를 우리말로 ‘우렛소리’라고 한다.
웃어른/*윗어른
‘아래, 위’의 대립이 있을 경우에는 ‘위-’나 ‘윗-’으로 쓴다. 대립이 없을 때에는 ‘웃-’으로 쓴다. ‘위/윗-’과 ‘ 웃-’의 이러한 관계를 이용하면 ‘웃옷(겉옷)’과 ‘윗옷(상의)’를 구분할 수 있다.
아랫목/윗목, 아랫니/윗니, 아랫눈썹/윗눈썹, 위층/아래층
웃돈/*윗돈/*아랫돈, 웃어른/*윗어른/*아랫어른
더우면 웃옷을 벗어라.
이에요/이어요
‘이에요’와 ‘이어요’는 서술격 조사 ‘이-’ 다음에 어미 ‘-에요/-어요’가 결합한 말이다. 서술격 조사는 체언 다음에 결합하여 체언을 용언처럼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예를 들어 체언 ‘밥’에는 어미 ‘-고’가 연결될 수 없지만(밥+-고→*밥고) ‘밥’에 ‘이-’가 결합한 ‘밥이-’에는 어미 ‘-고’가 연결될 수 있다.(밥이-+-고→밥이고)
그러므로 명사와 같은 체언 다음에는 ‘이에요/이어요’가 연결되고 ‘아니-’와 같은 용언 다음에는 ‘-에요/-어요’가 바로 연결된다. ‘*아니여요/*아니예요’는 틀린 말이다.
가. 받침이 없을 때
지우개+이에요→지우개이에요(축약)→지우개예요
지우개+이어요→지우개이어요(축약)→지우개여요
나. 받침이 있을 때
연필+이에요→연필이에요
연필+이어요→연필이어요
다. ‘아니-’에 연결될 때
아니-+-에요→아니에요(축약)→아녜요
아니-+-어요→아니어요(축약)→아녀요
인용구/*인용귀
‘句’는 ‘글귀, 귀글’을 제외하고는 ‘구’로 읽고 적는다. ‘절구, 대구, 인용구, 예구’ 등으로 적는다.
주웠다/*줏었다
‘휴지를 주워라’를 ‘*휴지를 줏어라’로 잘못 말하는 일이 적지 않다. ‘깃발을 꽂아라’ 또한 ‘*깃발을 꼽아라’로 잘못 말하는 일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차이다/채다/*채이다
‘차다’의 피동사 ‘차이다’가 준 ‘채다’는 이미 피동사이므로 ‘채이다’가 될 이유가 없다. ‘땅이 파이다(→패다)’처럼 ‘파이다/패다’는 가능하지만 ‘땅이 패이다’처럼 ‘*패이다’가 될 이유 또한 없다.
홍수로 도로 여기저기가 파였다/*패였다.
옷이 너무 파여서/*패여서 입기가 조심스럽다.
채/째/체
‘돼지를 통째로 구웠다’의 경우에는 ‘째’로 쓰고 ‘온몸이 묶인 채로’와 같이 관형형 어미 다음에 올 때는 ‘채’로 쓴다. ‘돼지를 통채로 구웠다’는 옳지 않다. ‘체’는 언제나 ‘체하다’로만 쓰인다.
감자를 통째로 구워서 먹었다.
불도 끈 혼자 뭐하고 있어?
너무 아는 체하지 마라.
통틀어/*통털어
‘통틀어’가 표준어이고 ‘통털어’는 표준어가 아니다.
부모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있는 돈을 통틀면 10만여 원이 됩니다.
하느라고/하노라고
‘-느라고’는 ‘소설을 읽느라고 잠을 못 잤다’와 같이 이유나 원인을 나타내지만 ‘-노라고’는 ‘잠도 못 자고 하노라고 했는데 잘 될지 모르겠어’와 같이 ‘나름대로는 한다고’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노’가 들어 있는 말에는 ‘-노라면’, ‘-노라니’, ‘-노라니까’가 있다.
친구의 가슴 아픈 사연을 듣느라고 밤을 새웠다.
최선을 다해 하노라고 했는데 어쩔지 모르겠어.
사노라면, 사노라니, 사노라니까
햇-/해-
‘그해에 났다는’ 뜻을 더하는 말은 ‘햇-/해’가 모두 쓰인다. ‘쌀’ 앞에서는 ‘햅’이 된다.
해쑥, 해콩, 해팥
햇밤, 햇곡식, 햇병아리
햅쌀